50점 받는 학생이 수능 시험 3달 전에 단어를 외우는 게 도움이 될까요?
삼수하는 남학생이 수능을 3개월 앞두고 저에게 왔습니다. 3년 동안 50점에서 변화가 없다면서 광고도 하지 않는 저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습니다. 단어를 많이 모른다며, 단어 책 1권을 구입해서 왔는데, 제가 달라고 해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습니다. 절대 보면 안 된다고 하면서 버렸더니, 놀래서 눈이 똥글똥글해지더군요. 그런데, 이 학생이 일주일에 3시간씩 4번 공부하고 나더니, 10점이 올랐답니다. 또 4번 공부하니, 10점이 오르고, 또 4번 공부하니 수능에 86점인지 87점인지 받았다고 합니다. 4번 더 올 시간이 있었다면 96점은 받을 수 있었는데, 아쉽더군요. 이 학생은 단어를 외우지 않았습니다. 수능은 문단 하나, 문제 하나인데, 50점 받는 사람이 수능 시험 3달 전에 단어를 외우는 게 도움이 될까요? 단어를 외워야 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어를 많이 알면, 영어를 잘할 수 있다’라고 믿는 분이 너무 많아서,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단어는 언제부터 외워야 하는지, 그리고 독해라는 것은 무엇인지 2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어는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있을 때부터 외워야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단어 + 단어 + … = 문장. (O/X)
사랑하는 아들이 혹은 딸이 “엄마, 밥 주세요.”라는 말을 영어로 해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mom, rice, give만 외우면 되나요?
단어와 단어가 모이면, 정말 문장이 됩니까? 아닙니다.
무엇이 빠졌죠?
단어 + 단어 + … + 문법 = 문장.
네, 단어에 문법이 더해져야 문장이 됩니다.
문법을 모르면, 문장을 하나도 제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깊이 있는 문법이 아니라, 정말 간단한 기초 문법만 알면 됩니다. 대신,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단어를 많이 알면,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학생은 주어 동사부터 틀리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중학교까지는 잘 몰라도 외우면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과서를 좀 외우면, 90점도 넘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로 고등학교에 가면, 바로 점수가 확 떨어져 버리고, 좀 더 지나면 50~60점대로 떨어져 버립니다. 교과서, 문제집, 프린트, 이런 걸 다 외우면, 70점대까지는 올라갑니다. 학교에 따라 80점대까지도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게 한계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만나면, 참 불쌍합니다. 긴 시간 동안 만들어진 버릇이기 때문에 고치는데, 애먹습니다.
많이 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간단히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영상을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여하튼, 간단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학생이 단어를 외워야 합니다.
두 번째는, 독해라는 단어를 통해서 단어를 익히는 방법도 배우고, 독해라는 말의 뜻도 알아보겠습니다.
독해는 영어로 무엇이죠?
Reading은 독해가 아니라, ‘읽기’입니다.
Reading도 설명을 좀 할까요?
‘읽는다’라는 말은 2가지가 되어야 합니다.
read = understand + remember
읽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읽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읽을 때는 잘 이해했는데, 책을 덮는 순간 읽은 것을 다 까먹어 버린다면 읽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상식입니다.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읽는 것입니다.
그럼, 독해는 무엇입니까? 독해는 영어로 reading comprehension입니다.
단어를 외울 때는 관련된 단어도 함께 외워야 합니다.
comprehension (n.) – comprehend (v.) – comprehensive (adj.) / comprehendible (adj.)
comprehend: 이해하다
understand: 이해하다
이렇게 외우면 충분한가요?
아닙니다. 단어가 다르면, 뜻도 다릅니다. 한국어에 적당한 단어가 없다고 해도 정확하게는 뜻이 다릅니다. 그럼 어떻게 다를까요?
comprehensive는 한국어로는 ‘많은 것을 포함하는’ 좀 더 고급스럽게는 ‘포괄적인’의 뜻입니다. 즉, comprehend는 단순히 understand 정도가 아니라, 이것저것 관련된 많은 것들을 포함해서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comprehendible의 뜻도 ‘많은 것들을 포함해 이해할 능력이 있는’ 정도 됩니다. 관련된 단어를 같이 외우니까, 훨씬 더 단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죠?
Reading comprehension은 읽은 글을 단순히 한국어로 표현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읽은 말이 결국 무슨 말인지를 파악해내는 능력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또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글을 읽었으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수능시험부터 이 보다 더 어려운 시험은 reading comprehension 시험이기 때문에 단순히 단어 어려운 것 몇 개 더 안다고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를 졸업한 원어민들에게 pedagogy 더 쉽게는 internist의 뜻을 물으면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글로벌기업의 중역이고, 연구원입니다.
필요할 때 써먹지 못하는 지식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습니다.
정리하면,
하루에 단어 10개, 혹은 1주일에 10개씩 단어를 외우는 것은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준이 된 후에 해야 합니다.
그리고 외울 때는 관련된 단어도 함께 외워야 합니다.
잘못 외우면, 고치는 게 훨씬 더 힘듭니다.
참고하세요.
초등학교 3학년의 글입니다. 말을 참 재미있게 했지만, 간단한 문장 수준입니다.
In a cave lived a cake! The cake was called Make. Make loved making things. Make made a chicken. Make helplessly died one year after Make made the chicken.
*아래 과제에 대한 학생의 글입니다.
Imagine you live in a world with only 20 words! Write a paragraph (at least 5 sentences) using only your 20 chosen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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